
개봉당시 영화관 예매를 했었다가 사정이 생겨 못보게 되었는데 VOD가 엄청 빨리 풀렸네요. 오늘 봤는데 어쩌면 더 잘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사가 안들린다, 내용이 난해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빡집중하고 봤습니다.
보통 영화는 장면으로 보여주면서, 혹은 대사를 통해서 스토리를 전달하는데 <우상>은 그것이 명료하지 않습니다. 초반은 괜찮으나 뒤로가면서 스토리가 점점 복잡해지는데도 친절히 알려주지 않고 않고 장면이든 대사든 짧막하게 툭 던져주며 넘어가는 것이 점점 심해집니다.
몇몇 중요한 부분들까지도 장면은 짧게 보여주고 넘어가면서
대사들 조차 제대로 안들리니 보는 사람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생기면서 답답함을 느낍니다.
영화를 볼 때 흐름을 끊는걸 안좋아하는데 <우상>은 이게 뭐지? 싶어서 몇번 되돌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관에서 봤으면 의문의 장면과 대사들이 쌓여가면서 스토리의 이해가 쉽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다시말하면 내용은 어려운 영화가 아니지만 장면의 생략과 특히나 안들리는 대사로 스토리를 따라가기 쉽지 않으며, 기본인 스토리를 따라가기 벅차니 감독의 의도와는 다르게 관객의 사유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메시지나 메타포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짜맞추는데에 골몰했을 겁니다.
대사가 잘 안들리는 것이 불통이라는 감독의 의도적인 연출이라면 이는 실패한 연출이라고 봅니다. 부분적으로 하거나 혹은 시각적 연출로도 충분히 표현했다고 보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재밌습니다. 세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144분이나 되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초반부터 후반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몰입도 있게 끌고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았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마음에 들고
감독이 꽤나 공을 들여 찍은 것 같은 장면들도 많아 감독의 열성이 느껴집니다. 전작인 <한공주>에서도 보여줬듯이 감독의 재능은 확실히 있어보입니다.
편집과 대사처리만 조금 친절했어도 대중들로부터 괜찮은 평을 받았을 것 같은데
제작비가 100억가까이 들었는데 관객이 20만도 안되었으니..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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